AI 시대를 살아가며 많은 부모들이 고민합니다.
“아이에게 한 분야를 깊게 파게 해야 할까?”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
“이것저것 하면 전문성이 약해진다”는 말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습니다.
저 역시 공학을 전공하고 연구원으로 일하며, 전공 밖의 질문에는 쉽게 “그건 제 분야가 아닙니다”라고 선을 긋는 데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김상욱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며 이 태도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메시지는 단순했습니다.
“경계를 너무 일찍 긋지 말자.”
그리고 그 말은 아이 교육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남겼습니다.
1. 문과·이과의 구분은 언제부터 당연해졌을까
김상욱 교수는 강연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연에는 본래 학문적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리, 생물, 화학, 역사라는 구분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나눈 분류일 뿐,
현실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내가 먹은 음식은 언제부터 나의 일부가 되는가?” 라는 질문을 생각해보면,
몸과 바깥의 경계조차 명확하지 않습니다.
학문의 구분 역시 절대적인 선이라기보다 편의를 위한 틀에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모의 시선
아이에게 너무 이른 시기에
“문과형”, “이과형”이라는 라벨을 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2. 경계를 넘는 질문이 만든 통찰
역사적으로 중요한 통찰은 전공의 경계를 넘는 시도에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에르빈 슈뢰딩거는 물리학자였지만 생명 현상에 관심을 두며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생물학자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생리학을 전공했지만 인류 역사와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며 『총, 균, 쇠』를 집필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내 전공이 아니니 멈추자”가 아니라 “궁금하니 한 번 더 살펴보자”는 태도였습니다.
전문성은 중요하지만,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3. 인생은 단일 전공으로 풀 수 없는 문제
김상욱 교수는 인생을 단일 전공과목처럼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관계, 선택, 일, 실패, 감정은 하나의 공식이나 특정 지식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 분야의 깊이와 더불어 다양한 관점을 연결하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교수는 이를 “시험을 보지 않은 고등학생의 마음으로 살아가기”라고 표현합니다.
고등학생은 국어, 수학, 과학, 사회를 함께 배우며 세상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훈련을 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 연결의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였습니다.
4. 아이의 관심 이동은 확장의 과정일 수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관심이 자주 바뀌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 한때 공룡에 빠졌다가
- 악기를 배우고 싶어 하고
- 그림을 그리고
- 또 다른 주제로 옮겨가는 과정
이 모습을 보며
“집중력이 부족한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 보면 이 과정은 확장의 시간일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관심이 연결되며 아이만의 세계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김상욱 교수의 메시지는 전문가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전문가가 되더라도 시야를 닫지 말자는 제안에 가까웠습니다.
경계를 넘는 질문, 다양한 분야를 연결하는 경험, 그리고 단정하지 않는 태도.
이것이 AI 시대에도 유효한 교육의 방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늘의 정리
- 학문 경계는 인간이 만든 분류일 수 있다.
- 중요한 통찰은 경계를 넘는 질문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 인생은 단일 전공 문제로 설명하기 어렵다.
- 아이의 다양한 관심은 산만함이 아니라 확장 과정일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 강연과 저작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해석이며, 교육 및 진로에 대한 단정적인 조언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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